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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_보르헤스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

1.내가 우크바르를 발견한 것은 어떤 거울 하나와 백과사전을 접합시킨 덕분이었다.(17)

 

우리들은 일인칭 화자를 바탕으로 한 소설작법에 관해 긴 시간의 논쟁을 벌였었다. 이 화자는 사실을 생략하거나 흐트러뜨리고, 단지 몇 명의 독자들에게만 경이로울 수도 있고, 하잘것없기도 한 현실을 간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다양한 모순 속에 개입한다. (18)

 

복도의 저쪽 끝에서는 거울이 우리를 염탐하고 있었다. 우리는 거울들이란게 괴물스러운 어떤 무엇을 소지하고 있는 사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비오이 까사레스는 우크바르의 한 이교도 창시자가 거울과 성교는 사람의 수를 증식시키기 때문에 가증스러운 것이라고 했던 말을 기억해 냈다.(18)

 

<그노시스 교도들 중의 하나에 의하면 눈에 보이는 세계는 하나의 환영이거나, 또는 궤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거울과 부성은 가증스러운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를 증식시키고, 마치 그것을 사실인 양 일반화시키기 때문이다.>(20)

 

나머지는 매우 사실 지향적이었고, 그 사전의 일반적 어조를 그대로 쫓고 있었고, 약간 지루했다. 다시 한 차례 더 읽은 우리는 그 딱딱한 산문의 저변에 깔려 있는 매우 근원적인 애매모호성을 발견했다.(21)

 

우크바르의 문학이 환상적이고, 그들의 설화와 서사시는 결코 현실이 아닌 믈레흐나스와 틀뢴이라는 두 환상적인 지역만을 언급하고 있다고 적고 있었다.(22)

 

2.

책장을 한장 넘기던 나는 경이로움과 하늘을 둥둥 나는 듯한 현기증을 맛보았다. (26)

 

시초에 틀뢴은 단지 하나의 혼돈, 상상력에 의한 무책임한 뜬구름 같은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코스모스(질서)이고, 비록 아직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움직이고 있는 법칙들이 이미 형성되어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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